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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란 무엇인가?

by trendbite 2023. 7. 28.

좁은 의미의 인지와 넓은 의미의 인지

 

인지과학에서 ‘인지’란 이성이나 사고라는 좁은 의미의 인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정서, 동기, 인공지능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마음’ 전체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쓰여 온 것이다.

인지의 개념을 이런 식으로 구성한 인지주의를 구체적 학문에 적용하여 인지과학을 탄생시킨 데는 20세기 전반의 여러 학문들의 주요 사조들이 있었다.

이러한 사조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철학과 수학에서의 형식이론(formal theory)과 계산이론(theory of computation), , 20세기 전반의 디지털 컴퓨터의 발달과, J. von Neuman 박사의 이론을중심으로 한 ‘저장된 프로그램’ 개념의 발달.
  • 기계의 릴레이 회로를 Boole식의 2진법 형식 체계로 표현가능하다는 C. Shannon의 생각과, 정보를 양화할 수 있고 수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그의 정보이론(information Theory).
  • 두뇌는 하나의 논리 기계로 간주할 수 있으며 신경세포간의 작용을 명제논리체계로 표현할 수 있다는 W. McCulloch와 W. Pitts의 인공 신경망 이론.
    . N. Wiener의, 정보란 에너지 개념으로 환원할 수 없는 고유의 개념이라는 주장과 feedback 개념을 중심으로 한 그의 ‘인공두뇌학(cybernetics)’틀의 떠오름과, 시스템 이론의 형성과 확산.
  • 2차 대전을 전후로 한 뇌 손상자들에 대한 신경학적 연구 결과의 집적.

마음에도 구조와 규칙이, 인지적 능력(competence)과 있다는 관점들이 하나의 통일된 과학 틀로 통합되지 못한 채, 생각의 소용돌이로 머물던 상태로부터, 1956년 MIT에서의 정보이론 심포지엄 모임을 기회로 하나의 과학적 패러다임으로 형성되었다.

그 모임에 참석하였던 사람들은 모두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의 떠오름에 지적인 흥분을 공감하였다. 그 패러다임의 핵심은 인간의 마음과 컴퓨터는 정보처리 원리가 구현된 체계라는 점에서 동류의 정보처리시스템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과학의 핵심 주제는 더 이상 에너지가 아니라 정보(information)라는 생각이었다.

1950년대 중반에는 이러한 생각들과 연구 결과들이 하나의 통일적 틀을 형성하지 못한 채 소용돌이로 있다가 1956년 MIT에서 개최된 정보이론 심포지엄을 기폭제로 하여 하나의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으로 형성되었다(Gardner, 1985; Bechtel & Graham, 1998).

 

마음-기계의 연결 시도

 

이 심포지엄에 참여한 심리학자, 언어학자, 전기공학자, 신경과학자, 정보이론학자 등이 공통적으로 생각했고, 깨달았던 개념은 기계와 마음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공통적인 개념들에 의하여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오랜 역사를 통하여 여러 학자들이 가다듬고 발전시켜온 마음-기계의 연결 시도가 구체화 가능하다는 깨달음이었다. 일반인들이 신비하다고 생각하여 온 심적 작용이란 일종의 정보 변환 및 조작이며(계산; computation), 컴퓨터 은유의 개념적 틀에 기초하여 마음의 본질과 그 작동 특성을 접근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생각이 바로 인지적 패러다임의 핵심적 개념,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기계와 인간의 마음에 대한 커다란 관점의 변혁, 발상의 전환을 하나의 과학적 패러다임으로 구체화하며 그 순수이론적, 응용적 의의와 가능성을 탐구하는 새로운 종합과학으로서 자연히 샘솟듯 생겨난 것이 ‘인지과학 (cognitive science)’인 것이다.

마음과 기계의 관계성에 대한 선대들의 생각을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하나의 중요한 자연과학적 연구 주제로 구체화하고, 그를 통하여 기계-마음의 연결을 탐구하는 마음의과학을 자연과학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과학적 틀의 변혁이 이루어진 것이다.”

 

인류 역사상에서 하나의 큰 발상의 전환

 

마음과 컴퓨터를 동류의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본다는 생각은 인류 역사상에서 하나의 큰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로 인하여 인류문화에서 새로운 시대인 디지털 시대, 디지털 문화가 열린 것이다. 마음을 정보처리적 시스템으로 보는 이러한 생각의 전환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이 인지주의(Cognitivism)이었고, 이러한 생각 하에서 인간, 동물, 컴퓨터에서의 마음과 지능의 작동 특성을 탐구하는 다 학문적 과학으로 출발한 것이 바로 ‘인지과학’이었다.

따라서 인지과학의 탄생의 역사는 그저 인류 문화에 새 학문이 새 과학으로 추가된 것과, 마음의 작용에서 형식적 통사론을 강조한 N. Chomsky의 언어학 이론의 등장 및 확산이 있다. 그리고 행동주의적 심리학에 대한 Chomsky의 강력한 비판, 심리학 내에서의 인지심리학의 출범과 실험 결과들의 집적. . 새로운 과학철학과 심리철학의 떠오름. 디지털 컴퓨터는 단순한 숫자 조작 기계라기보다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범용 목적의 상징(기호)조작 체계 (General Purpose Symbol Manipulation System)인 튜닝 기계로 간주할 수 있다는 H. Simon A. Newell의 생각과,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제작 등을 넘어서, 인간관, 컴퓨터를 비롯한 인공물에 대한 관점, 세계관에 있어서 하나의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는 큰 사건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과학철학자, 과학사학자들은 인지주의, 인지과학의 출현을 하나의 과학적 혁명(scientific revolution)이라고 보는 것이다.